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신의협려
제 17 회

대답 안 하면 모른다는 뜻이에요

아니오, 잘 알고 있소!

왜 내가 죽을 힘을 다해
당신을 보러 왔겠소?

다리 치료해 달라고
온 거 아닌가요?

아니오!
상처와는 상관 없는 일이오

그럼 왜 왔어요?

그건..

당신을 만나러 온 거요!

날 만나러 왔다고요?

설마요, 매일 만나는데
볼 게 뭐가 있어서요?

제영

아시오?

안간힘을 다해 의원까지 오는 동안

내가 원했던 것은..

숨이 끊기기 전에
마지막으로 보고 싶었던 이는..

아시오?

가장 보고 싶었던 이는
바로 당신이었소

알겠소?

유선, 심장 소리가 이상해요

금자, 가지 말아요!
내 말 들어봐요!

가지말아요, 금자!
내 말 들어봐요!

금자!

제영!

금자, 그만 달려! 조심해!

금자, 어서 멈춰!

금자!

왜 날 이토록 아프게 하죠?

금자, 힘들 거라는 거 안다
하지만 자기 몸은 소중히 해야지

어떻게? 선 오라버니가
내게 이럴 수 있죠?

내가 부족한가요?
제영보다 못한가요?

금자, 제영은 비교도 안 돼
아우의 눈이 먼 거다

그래서 제영 그 년을 좋아하는 거야

내가 잘못한 게 있어서
선 오라버니가 화났나 봐요

금자, 넌 잘못한 게 없다

넌 세상에서 가장 완벽해
아우가 안 어울리는 거다

내 말들어, 울지 마라

힘들어요, 정말 너무 힘들어요
이렇게 슬픈 건 처음이에요

금자, 아우 때문에 슬퍼하지 마라

금자, 내가 있다는 것을 잊지 마라

내가 평생을 걸고 널 지켜주마

아프게 하지 않으마

아뇨, 오해일 거예요

- 오해라고?
- 아무 사이도 아닐 거예요

아니라고? 껴안고 있는 걸
봤으면서 아니라고?

금자, 자신을 속이지 마!
아우는 다른 사람을 사랑해!

아니에요, 선 오라버니는
평생 절 돌보겠다고 약속했어요

약속을 어길 사람이 아니에요

그 놈이 널 정말로 생각했다면
왜 몰래 제영과 숨어 있었겠냐?

왜 널 이렇게 아프게 했겠느냐?

- 그럴 이유가 있을 거예요
- 무슨 이유?

여자 때문이 아니더냐?

그런 사람이 아니에요!
해명할 기회를 주겠어요!

금자!

금자! 해명할 기회를
주겠다고? 어리석구나!

금자, 맹세하마
널 꼭 얻고 말겠다!

나으리께서 실종된 며칠간
큰 나으리께선 아주 다급하게

사방으로 나으리를 찾으셨습니다

왜 이런 거냐?

어젯밤 갑자기
웬 여자가 쳐들어왔습니다

호위병들을 해치고
방을 이렇게 만들어 놨습죠

사람을 시켜 치우려 했는데
큰 나으리가 놔두라고 하셔서..

- 알았다, 괜찮으니 물러가거라
- 네

제영! 제영!

- 제영, 내 말..
- 따라오지 말아요, 네?

금자는 당신을 필요로 하니
어서 쫓아가요

- 아니오, 제영
- 어서요, 어서!

제영! 제영! 제영!

- 오라버니, 돌아가요
- 난 안 간다!

지금도 제영 타령인가요?
금자한테 해명 안 하실 건가요?

금자가 죽어야 속이 시원하겠어요?

산아, 이제 난 그런 건 상관없다
난 옳다고 믿는 일을 할 테니까

제영, 잘 들으시오

방금 호숫가에서 한 말은
모두가 내 진심이고 사실이오!

당신이 믿건 안 믿건
내가 증명해 보이겠소!

듣고 있소, 제영?

내가 증명해 보일 거요!

숨이 끊기기 전에
마지막으로 보고 싶었던 이는..

아시오?

가장 보고 싶었던 이는
바로 당신이었소

알겠소?

제영, 아시오?
내가 돌아온 건 당신 때문이오

내가 어떻게 그 사람이
돌아온 이유가 될 수 있지?

난..

몰라, 몰라, 몰라!

사실이 아냐!
유선이 날 사랑할 리 없어

하지만..

왜 그런 말을 한 거지?
왜 날 만나려 한 거지?

왜 이렇게 복잡하게 된 거야?

몰라

몰라, 몰라, 몰라!

- 당안, 여기서 뭐 하는 거야?
- 네 걱정이 되니까

웃기지 마!

제영, 네가 뭘 고민하는 지 알아

알긴 뭘 안다고?

<당씨의경>에도 쓰여 있지
그건 상사병이야, 중병이지!

중병에 걸린 건 너야!

- 이렇게 된 거 내가 양보할게
- 뭘 양보해?

- 널 유선에게 양보할게
- 무슨 소리야?

봐, 네 모습을 좀 보라구
네 마음속에는 유선 뿐이잖아

- 이게 그래도!
- 말과 맘이 따로야

내, 내가 뭘? 난 유선이 싫어
내가 왜 유선을 좋아하겠어?

유선이 집 앞에 쓰러졌던 날
넌 과부처럼 대성통곡했어

사랑하지 않는다면
왜 그렇게 슬퍼한 거야?

그, 그건..
그건 그러니까..

무섭고 놀라서 그랬어!

그래서 그랬어!

좋아, 그럼 유선이 널 안고
공중에 들어올렸을 때

아주 순간이었지만
입 대 입 구조법을 썼어

둘이 보통 사이가 아닌 거야
그런데도 시치미 떼기야?

유선은 유선, 나는 나야
같이 엮으려고 하지 마

분명히 봤어, 유선의 품에서
아주 행복한 표정을 지었지

한 번도 본 적이 없는 표정이었다구!

내가 언제?
너랑 농담할 시간 없어

어서 나가, 어서!

그 사람이야? 나야?
둘 중 하나를 선택해

둘 다 싫어!

나가

사람 살려!

언니, 왜 그래?

가문의 화근을 잘라버릴 테야!

- 미쳤어?
- 미친 건 너야!

주제 파악도 못하고
유선에게 꼬리를 쳐?

유선은 옹주와 정혼했어
태후가 정한 거라고

옹주의 남편을 뺏으면
태후가 용서할 것 같아?

- 너무 앞서가지 마
- 앞서간다고?

이대로 가다간
멸문지화를 당할 거야!

너 하나 죽는 게 낫잖아
가문을 위해 눈 딱 감고 죽어!

제악, 그러지 마!
그러지 마!

우리가 죽게 생겼는데
편 드는 거예요?

죽긴 누가 죽어?
왜 가만히 있는 동생한테 그래?

너무한 거 아냐?
그나저나 사부님께서 찾으셔

어서 가, 어서

어서 피해!

지지리 재수 없는 날이네

다들 날 못 죽여 안달이니
대체 왜 이러는 거야?

나도 같이 덤터기 썼어

넌 여기서 뭐해?
어서 안 나가?

제영, 잘 생각해봐
유선과 나 둘 중에 하나만 골라

- 나가!
- 하나만 골라!

- 바보
- 바보?

바보 고르면 안 돼, 제영
평생 후회할 거야!

제영, 바보는 안 돼, 제영!

해결할 방법이 있으니까
너무 화내지 마

- 조용한 데 가서 얘기해
- 진작에 확하고..

제악, 뭘 내리치려고?
뭐냐? 뭐? 뭐?

- 야, 약재요
-인삼을 자르려고요

- 맞아요, 인삼이요, 인삼
- 그건 나중에 하고

제악, 넌 여기 적힌
약재를 골라오너라

- 무슨 약을 지으려고요?
- 그건 묻지 말고 가라

- 낙범, 넌 궁에 갈 준비를 해라
- 궁에요? 왜요?

궁에는 늘 제영을 데려갔잖아요
낙범은 왜요?

이번은 다르다
태후마마 때문이야

태후마마?

무슨 병에 걸렸는데요?
왜 꼭 낙범이 가야 돼요?

- 당신한테 뭘 시키려나 봐!
- 그만 묻고 어서 준비해!

- 오늘 기분이 좋으신 것 같죠?
- 응

기분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아

- 이 처방 때문인가?
- 태후와 관련이 있어

태후의 불로장생약!

최근 궁에 자주 가시는데
무슨 일이죠?

어의들이 마마의 병을 못 고쳐서
날 궁으로 부르셨다

이상한 병이라 방법이 없어
우리를 부른 거군요

그래

아주 이상한 병이지
나도 자신이 없구나

- 너만 믿는다, 이것이 소위..
- '청출어람' 아니겠어요?

사부님은 그냥 옆에 계세요
제가 마마를 잘 돌봐드릴게요

사부님 대신 제가 나설 테니
구경만 하십시오

그래, 그럼 잘 해보거라
마마의 발을 잘 모셔야 한다

- 발이오?
- 왜? 발 안마는 네 특기잖냐?

공공

마마께서 사용하실 약재입니다
약한 불로 달이시오

- 끓는 물도 가져다주십시오
- 네, 가시죠

발 안마라고?

마마께 인사 드리옵니다

일어나거라

- 감사합니다
- 감사합니다

저 놈은 누구냐?

마마, 제 수석 제자 낙범입니다
발 안마를 잘 하지요

발 안마?
내 발을 만지겠다고?

소인, 영광이옵니다
큰 영광이옵니다

마마, 발 안마를 하면
혈이 잘 통해 약효가 좋아집니다

그래, 난 환자다
좋다, 마음대로 하거라

마마

손의 주름과 검버섯이
팔꿈치까지 퍼졌는데 아십니까?

그래, 증상이 심해지는 구나

그런데 왜 지금까지
약을 처방하지 않는 거냐?

마마, 진정하십시오
형선과 증상을 연구해봤는데

이 병은 서둘러서는 안 됩니다
시간이 필요하옵니다

- 마마, 약이옵니다
- 여기 놓게

네

- 낙범
- 네

- 약과 물을 하데 섞거라
- 네

이걸 다 마시라고?

아뇨, 아닙니다
발 씻으실 물입니다

- 혈행에 도움이 되지요
- 아픈 건 손인데 왜 발을 해?

마마, 발을 담그시고
제 말을 들으십시오, 자

뜨겁잖나!

마마, 발바닥의 혈도는
온몸과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

마마는 약물에 중독되어
혈도가 막혀 혈행이 안 되고

그래서 노쇠해지신 겁니다

- 됐다, 낙범, 시작하거라
- 네

살살해라!

네, 네

마마, 참으십시오
살살하면 효과가 없습니다

그래, 맘대로 하거라

마마

약은 이미 골라놨으니
곧 치유가 될 겁니다

알았다, 그럼 빨리 가져오너라

마마, 하지만 약이 강해
염려가 되옵니다

그러니 우선 혈도부터 뚫고
약을 드십시오

내, 내 병만 고쳐주면

너, 널 당장

수석어의로 임명하마

전 마마의 병이 나으면
그걸로 족합니다

네 공은 잊지 않으마

뭐, 뭘 원하든 다 들어주마

죽을 죄를 지었습니다

죽, 죽지는 말고 계속해라

계속, 계속

내 불로장생약

내 불로장생약아, 빨리 되라

사저, 무슨 약이에요?

몰라도 돼

냄새가 고약하네, 이걸 마셔요?

넌 못 마셔
저리 가, 어서!

사저, 식혀줄게요

뭐 하는 거야?
저리 가! 보기 싫어

그렇게 끔찍한 약을 마셔요?
무슨 약이죠?

알았다! 가슴 키워주는
약이구나, 맞죠?

- 맞죠? 제 말이 맞죠? 그렇죠?
- 이게 죽고 싶어?

- 대사형, 전 솔직했을 뿐이에요
- 무슨 일이야?

괜히 저한테 화풀이 해요

대사형, 오늘 나 달라진 거 없어요?

- 없는데
- 없어요?

- 정말 가슴이 작은 거야?
- 뭐요? 그 말을 믿어요?

- 나 예뻐진 것 같지 않아요?
- 예뻐져?

- 태후의 약을 마신 건 아니지?
- 아니긴요, 벌써 마셨어요

맙소사, 그건 족욕용 약이야
발 씻는 데 쓴다고, 알았어?

뭐라고요?

- 발 씻는 약이야!
- 발 씻는 약?

자, 어서 토해, 어서

어서 토해

나으리는 돌아오신 후 방에만 계십니다

금자

- 안 해도..
- 아뇨

전 괜찮아요, 오라버니 방이니
제가 청소해야죠

금자

곧 시집올 텐데
미리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죠

금자

- 내 말 좀..
- 무슨 말 하려는 지 알아요

- 무슨 말인지 안다고?
- 전 속 좁은 여인이 아니에요

이해할 수 있어요
다 오해란 거 알아요

내 말 들어봐

말 안 해도 돼요
전 오해하지 않아요

오라버니는 사랑하는 사람이고
제영은 제 친구예요

제게 상처주지 않을 거라고 믿어요

금자

나도 상처주기 싫지만
꼭 말해야겠구나

이건 어디에 두죠?

여기 두면 되나요?

고맙다

그런 말 마세요

전 오라버니 아내가 될 사람이에요

오라버니의 생활뿐만 아니라
마음까지 보살펴드릴게요

힘들 때는 같이 견디고
기쁠 때는 함께 기뻐해요

그러는 게 부부잖아요, 아닌가요?

- 미안하다
- 그런 말 마세요

이제부터는..

힘들고 괴로웠던 일은
모두 다 잊어버려요

행복한 날들만 생각해요, 그럴 수 있죠?

금자

- 솔직하게 말해야겠다
- 오라버니, 하지 마세요

오라버니는 절 아끼시죠?
말하지 마세요

왜 이렇게 슬픈 눈빛이죠?

모르죠?

오라버니가 힘들어 하면
제 마음도 힘들다는 걸

사랑하는 사람에게
상처주기 싫어서 슬픈 거다

그렇다면 상처주지 마세요

오라버니, 부탁이에요

모든 일을 잊고 행복했던
옛날로 돌아가요, 네?

널 속이고 싶지 않다
내가 진심으로 좋아..

듣기 싫어요, 부탁이에요
말하지 마세요

- 듣기 싫어요
- 하지만, 금자..

이대로는 상처만 더 커질 뿐이야

오라버니 곁에 있을 수만 있다면
다른 건 아무래도 좋아요

원래 이곳으로 올 때는

제영과 어떤 사이인지 물어보려 했죠

하지만 술 마시는 모습을 보고
묻지 않기로 했어요

어째서?

오라버니가 괴로워하니까요
힘들 때만 술을 드시잖아요

금자, 내가 힘든 건 괜찮다
넌 너무 착한데 미안하구나

미안해 할 필요 없어요

오라버니께 묻지 않기로 했을 때
전 깨달았어요

전 너무 허약하고
오라버니만 의지해 왔다는 걸요

하지만 믿어주세요
바꿀게요, 벌써 바꾸고 있어요

- 금자, 그러지 마라
- 제 말부터 들으세요

보셨나요? 이젠 말도 탈 수 있고
병도 다 나았어요

예전의 허약한 옹주가 아니에요

제가 오라버니를 보살필게요
사랑하는 남편을 보살필게요

떨어져!

그자에게서 떨어져!

금자, 네게 상처를 줬는데
왜 헤어지지 못하는 거냐?

- 오라버니를 사랑하니까요!
- 사랑한다고?

저 놈은 널 사랑하냐?

정신차려, 저놈은 널 사랑하지 않아!

괜찮아요!

선 오라버니를 사랑해요
누구도 우릴 갈라놓을 수 없어요

잊지 마라, 넌 내게 약속했다

저 놈이 무사히 돌아오면 혼약을 깨겠다고!

금자

- 금자, 괜찮으냐? 금자!
- 금자에게서 떨어져!

금자

금자!

자, 규원차 마시고 입이나 좀 헹궈

발 씻는 물을 마셨대!

왜 웃어?

가서 환자나 돌봐!

빨리 가

- 제영은?
- 왜 또 온 거예요?

유 장군, 저희가 어찌
황족을 넘보겠어요? 부탁이에요

빨리 옹주님과 혼인하세요
제영은 포기해요, 네?

제영!

제영, 문 여시오!

나요!

제영!

싫어요, 보고 싶지 않아요
금자에게 상처주기 싫다구요

제영, 잘 들으시오

나도 상처주기 싫소
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오

이건 하늘의 뜻이오
하늘의 뜻, 알겠소?

하늘의 뜻이건 뭐건 사랑한다고
이기적으로 굴어서는 안 돼요

나때문에 금자가 상처 받으면
나 자신을 용서하지 못할 거예요

금자를 생각한다면 어서 문 여시오

싫어요! 절대 안 열어요

잘 들으시오

금자의 병이 재발했소
당신을 데려가기 위해 온 거요

거짓말 말아요
금자는 병 같은 거 없는 걸요?

뭐라고?

- 문 여시오!
- 말 안 하기로 약속했는데

제영, 문 여시오

무슨 뜻이오, 제영?

금자

금자?

선 오라버니

선 오라버니!

금자

아우는 널 버리고 갔지만
난 계속 네 곁에 있었다

알겠니?

금자, 날 보거라

내 어디가 아우보다 못한 거냐?

어째서 내 마음을 받아들이지 않는 거냐?

상 오라버니

말씀 드렸잖아요
사랑은 강요할 수 없다고요

사랑은 강요할 수 없다면서
왜 넌 아우에게 강요하는 거냐?

전 강요한 적 없어요
선 오라버니는 절 사랑해요

한눈을 파는 거에요
곧 제 곁으로 돌아올 거예요

자신을 속이지 마라
그 놈은 널 전혀 사랑하지 않아

아니에요! 나와 선 오라버니는
그렇게 단순한 사이가 아니에요

그럼 너에 대한 내 마음은?
왜 무시하는 거냐?

넌 아우가 돌아오면
혼약을 파기하겠다고 약속했다

그 말이 귓가에 생생한데
이렇게 쉽게 번복하려는 거냐?

고의는 아니었어요

어쩔 수가 없었어요
용서해주세요, 네?

- 용서해주마
- 정말요?

내게 시집오면 뭐든지 다 용서하마

상 오라버니!

아우에게 미련 두지 말거라

그 놈은 이미 마음을 굳혔어
돌아오지 않을 거다

태후께 가서 혼약을 파기하고
널 내게 달라고 하겠다

상 오라버니, 그만 두세요!

더 이상 아우가
널 괴롭히게 둘 수는 없다

금자, 내 모든 힘을 다해
널 꼭 행복하게 해주마

상 오라버니!

제게 행복을 줄 수 있는 건
오직 선 오라버니 뿐이에요!

내 마음은 어찌 되건 좋으냐?

놓아라! 당장 가겠다!

정말 마마를 뵈러 가겠다면
오라버니가 한 짓을 말하겠어요!

위협하는 거냐?

오라버니가 꼭 그러겠다면요

큰 오라버니, 뭐 하는 거죠?
아픈 애한테 그러지 마세요

- 금자, 자, 약 먹어
- 안 먹어!

금자

그럼 금자는 내 관심을 끌려고
아픈 척한 거요?

아뇨, 아니에요

금자는 마음의 병인지 몰랐어요
일부러 그런 게 아니에요

알겠소

금자의 병이 항상
내 마음을 짓눌렀는데

이젠 안심이군

더 이상 가책을 느끼지 않아도 되겠소

금자가 안 아프다고
이제 모른 척할 건가요?

내가 그런다고 했소?

당신 말투가 이제
상관없다는 거 같아서요

그럴 리가

난 줄곧 금자를 친동생처럼 대해왔소

- 지금도 마찬가진데 내가 왜?
- 그럼 됐어요

당신은 꼭 명의가 될 거요

무슨 소리예요?

환자의 병을 자기 일처럼 생각하잖소

그래요?
듣고 보니 그런 것도 같네요

우리 야옹이가 아플 때도
밤낮으로 돌보곤 하거든요

결국 나까지 쓰러지지만요
그렇지, 야옹아?

이젠 가야 하지 않나요?

할 말이 아직도 많소

- 다 할 때까지 안 갈 거예요?
- 그런 건 아니오

제영

왜 이래요?

당신 손을 잡으면

미래에 대해 자신감이 생기오

그런데요?

우리 세 사람이
이렇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소

난 당신들 사이에 끼기 싫어요
진심이에요

알고 있소

야옹아!

다, 다, 당신..

내가 왜?
더듬는 건 처음 보는군

어떻게 이런 짓을 할 수 있죠?

제영

날 안 때린 걸 보면
당신도 싫진 않다는 뜻이오

날 놀려요?

- 난 진심이오
- 진심으로 놀려요?

진심으로 좋아하는 거요, 제영

으엑, 징그러워
어떻게 그런 말을 해요?

정말 징그럽소?

징그러웠다면
왜 그날 그토록 슬피 운거요?

내가 언제요?

시치미 떼지 마시오

그 날 정신이 없긴 했지만
당신의 눈빛만은 기억하고 있소

마음이 없는 게 아니었소

- 다, 당신이 잘못 본 거예요
- 제영, 자신을 속이지 마시오

내가 잘못 봤다 해도
내 사랑은 틀림 없소

예전에 누가 내게 물었소

당신과 금자 중 누가 소중하냐고
난 대답하지 않았소

행동으로 보여주기 위해

방금 전 입맞춤이 그 답이오

잠깐!

- 이리 다오
- 마마

조심하십시오

순우의, 약효가 정말 좋구나

이젠 손이 떨리지 않아

마마, 한 달 정도면
완전히 회복되실 겁니다

한 달? 그렇게 오래 걸려?

절대로 서두르시면 안 됩니다

마마께서도 아실 겁니다
이제 손이 떨리지 않고

- 몸도 쇠약하지 않으실 겁니다
- 그래, 확실히 많이 좋아졌지

그럼 한 달 후에는
얼굴도 원래대로 회복되느냐?

그건..

명심하거라

난 완전한 회복을 원해

불로약을 사용한 후처럼
젊고 아름다워길 원하는 거다

지금의 처방으로는 치료가 고작이옵니다

젊어지시는 건 어렵사옵니다

안 된다고? 치료만 돼?

그럼 불로장생약은
언제쯤 만들어지겠느냐?

태후마마, 그 전에
몰수하신 자료를 돌려주십시오

멍청한 것!

고정하십시오

- 너 말고! 뭐 하는 거냐?
- 제게 그러신 겁니까?

물건을 모두 돌려주라고
이르지 않았느냐?

잊고 있었습니다
죄송합니다

- 당장 돌려주어라
- 네, 네

순우의가 돌아갈 때
직접 돌려주겠습니다

이젠 만족하겠지?

망극하옵니다

몰수한 자료는 전부 돌려주마

연구에 필요한 게 있으면
뭐든지 다 말하거라

즉시 구해다 줄 테니까

감사합니다

하지만 꼭 비밀을 지키거라
형선에게도 말하지 마라

알겠습니다

태후마마, 형선을 석방하시는 건..

뭐라고?

마마께서 예전에..

물론 기억한다!

하지만 형선을 잡아두면
도움이 되지 않겠느냐?

- 비켜라!
- 유 장군

- 비키라니까!
- 안 됩니다, 안 됩니다

금자 옹주 때문에 왔다
날 막겠다는 거냐?

마마! 마마!

안으로 들여라
넌 일어나거라

마마,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

죄라는 건 아느냐?

이번이 벌써 몇 번째냐?
날 아주 우습게 여기는구나

금자 옹주의 행복에 관한 거라면
죽는다 해도 들어와야 했습니다

일어나거라

마마, 명령을 거두어주십시오

유선에게 시집보내지 마십시오

이미 내린 명령을 거두라고?
그럼 그 이유를 말해보거라

유선은 금자에게 부족합니다!

어째서 부족하냐?

유선은 제영과 관계가 있습니다

유 장군, 제 딸의 정절을
모욕하지 마십시오

내가 직접 보고 들었는데
거짓이란 말이오?

됐다

- 의기
- 네

- 순우의를 배웅하거라
- 알겠습니다

소인은 이만..

그 아비 앞에서
어찌 그런 말을 하느냐?

- 금자를 위해서입니다!
- 그렇게도 다급하더냐?

흑순국을 정벌할 때도
이렇게 서둘렀느냐?

보물을 훔쳐오기 위해
신은 목숨을 걸고 싸웠습니다

허나 사랑하는 이도 못 지키면서
상장군이라 할 수 있겠습니까?

화를 참을 수 없습니다
이 화를 참지 못한다면..